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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3. 23.
나는 평온하게 죽고 싶습니다 / 송병기, 김호성 / 프시케의숲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생의 끝자락은 3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돌봄의 경로가 삶을 ‘임시적인 상태’로 만든다는 점이다. 환자가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곳이 없다. 집, 요양원, 요양병원, 급성기 병원 모두 불안한 장소이다. 환자는 의료라는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자꾸 어딘가로 이동해야 하는 대상으로 변모한다. 의학적 판단에 따라서 환자 삶의 형식이 규정되는 셈이다. 그 과정에서 환자의 일상, 관계, 역사, 즉 목소리는 주변으로 밀려난다. 둘째, 생애 말기 돌봄을 함께 이야기할 ‘상대’가 없다는 점이다. 생애 말기는 갑자기 인생의 진리를 깨닫는 시간이 아니다. 여전히 일상의 연속이다. 다만 돌봄의 중요성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시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