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차별주의자 / 라우라 비스뵈크 / 심플라이프 우리가 자신에게만 집중하면 어떤 결과가 생길까? 우리가 개인적인 행복에만 집중한다면 어떻게 될까? 철학자 한병철의 대답은 명확하다. 우리는 이미 자아실현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상업화하였고 정치적 유아 상태로 되돌아갔다. '성공한 삶'과 현실 정치의 결합은 느슨해져버렸다. 상황을 바꾸기보다 변한 상황에 순응하라는 목소리가 더 높다. 그러나 최고의 인성 계발에 맞춰진 초점은 공동체의 참여를 제물로 삼는다. 사회 문제는 스스로를 챙기고 멋진 인생을 살아야 하는 개인의 문제로 변질된다. 가령 문화 단체에서 무급 인턴으로 일하는 젊은 여성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 인턴 자리 하나 얻으려고 그녀는 해외 연수를 다녀왔고 컴퓨터 자격증을 땄다. 그뿐 아니다. 앞으로..
직업의 지리학 / 엔리코 모레티 / 김영사 건축은 무엇을 했는가 / 박정현 / 워크룸프레스 고집쟁이 작가 루이자 / 코닐리아 메그스 / 윌북 명랑한 은둔자 / 캐롤라인 냅 / 바다출판사 주식시장의 17가지 미신 / 라라 호프만스, 켄 피셔 / 부키 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 / 마크 랜돌프 / 덴스토리 품위 있는 삶을 위한 철학 / 토드 메이 / 김영사 서울대 최종학 교수의 숫자로 경영하라 / 최종학 / 원앤원북스 실리콘 제국 / 루시 그린 / 예문아카이브 쓰레기 거절하기 / 산드라 크라우트바슐 / 양철북 리스크의 과학 / 앨리슨 슈레거 / 세종서적 다시는 신을 부르지 마옵소서 / 김준태 / 눌민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 로랑 베그 / 부키 여성성의 신화 / 베티 프리단 / 갈라파고스 기..
도서관 산책자 / 강예린, 이치훈 / 반비 "아주 소소한 이야기야. 이웃에서 큼지막한 파초 한 그루를 사 와서 선지 같은 기름진 것들로 잘 키웠다, 파초에 비 떨어지는 소리가 너무 좋아서 이것을 잘 듣기 위해 창문에 챙을 안 달았다 하는 이야기지. 건축가라면 비가 들이치지 않게 챙을 매달았겠지만, 그러면 거기 떨어지는 빗물 소리 때문에 파초에서 튕겨오는 소리를 못 듣게 되잖아. 일상의 디테일인 것이지. 사용자들은 자신들이 사는 생활공간을 섬세하게 경험하고 만들어가니 건축이 하는 일도 응당 그래야 하지. 큰 공간 계획도 중요하지만, 시계를 어디에 걸어놓을지 하는 작은 계획도 역시 중요해. 그에 따라서 사람들이 시간을 알아채는 방식이 달라지니까. 꽃나무를 심을 때도 평상시 잎만 있을 때는 어떤 모양인지, 꽃..
동물 기계 / 루스 해리슨 / 에이도스 식육용 송아지를 키우는 극단적인 환경의 시설을 방문한 적이 있다. 밝은 햇빛이 있는 곳에서 창문이 없는 헛간의 암흑으로 들어갔다. 농부가 불을 켜자 헛간 한쪽 끝에 폭이 좁고 막혀 있는 지옥 같은 감금 사육틀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농부가 소리를 내지 않으려 조심스럽게 감금 사육틀 앞에 있는 덧문을 하나를 올리자, 송아지가 겨우 자기 몸집만 한 공간에 서 있었다. 송아지의 눈이 커지면서 우리를 응시했다. 송아지의 얼굴은 고통 그 자체였다. 송아지는 하루에 두 번, 여물을 먹을 때만 전깃불을 볼 수 있다. 여물을 먹지 않을 때는 어둡고 비좁은 감금 사육틀 안에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겨우 목숨만 붙어 있다. 도축되기 전까지 말이다. (p.14) 돼지는 아마도 모든 가축 ..
최전방의 시간을 찍는 여자 / 린지 아다리오 / 문학동네 리비아에서의 그날, 나는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던 질문을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나는 왜 사진을 위해 목숨을 거는가? 10여 년간 분쟁지역을 돌며 취재했지만 아직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분명한 사실은 천성적으로 이 일을 하도록 태어난 사람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우리는 우연히 이 일을 발견했고, 서서히 천직으로 삼게 된다. 이 독특한 삶과 특별한 임무를 맛본 다음에는, 아무리 기진맥진하거나 스트레스를 받고 위험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계속 일하고 싶어한다. 이 일은 엄연히 하나의 직업이지만 직업이라기보다는 헌신이나 책임, 소명처럼 느껴진다. 이 일은 목적의식을 부여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 일을 하면서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