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연대기 / 호미 카라스 / arte 대다수 사람에게 중간은 속하기에 좋은 곳이다. 성취감을 주는 일자리가 제공하는 그 모든 만족감과 가족, 친구에게 둘러싸인 삶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에서는 중산층을 두텁게 하겠다는 것이 정치인들의 핵심 경제 공약이 되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정치 전략가였던 제임스 카빌과 스탠 그린버그는 클린턴의 경제정책을 그들이 낸 베스트셀러 『문제는 중산층이야, 바보야!』로 간단히 요약했다. 좀 더 전문적으로 설명하면 경제학자들은 중산층과 경제성장 사이에는 상호의존성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 경제성장은 일자리와 임금을 통해 번창하는 중산층을 지원하고, 굳건하게 버티는 중산층은 혁신가와 기업가를 키워 내면서 경제성장을 주도한다. 토머스 에디슨, 빌 게..
사실의 수명 / 존 다가타, 짐 핑걸 / 글항아리자본주의+사회주의 세상을 탐험하는 지적인 여성을 위한 안내서 / 조지 버나드 쇼 / 뗀데데로독사를 죽였어야 했는데 / 야샤르 케말 / 문학과지성사나는 통일을 땡땡합니다 / 힐데와소피 편집부 / 힐데와소피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돌볼 수 있는가 / 김진석 외 / 헤이북스음식은 어떻게 우리 몸을 바꾸는가 / 앤드루 젠킨슨 / 현암사단어 옆에 서기 / 조 모란 / 위고유령의 마음으로 / 임선우 / 민음사챔피언들의 아침식사 / 커트 보니것 / 문학동네책의 계절 / 정지현 / 버터북스물고기 아닌 물살이 도감 / 김민선, 김희라 / 한바랄루시 게이하트 / 윌라 캐더 / 휴머니스트복제약 공화국 / 최원석 / 공존 젊은 인민의 초상 / 피터 헤슬러 / 글항아리제로에서 시작..
여성 쓰기 / 캐럴린 G. 하일브런 / 마티 1984년, 나는 『뉴욕 타임스 북 리뷰』에 1970년 이후 내 서재에 여성을 다룬 평전이 73권 늘었다고 썼다. 지금 그 숫자는 분명 두 배가 됐고 아직 구해보지 못한 여성 평전도 헤아릴 수 없다. 1984년에 나는 자의적이긴 하지만 1970년을 여성 전기에 관한 새 시대의 원년으로 꼽았다. 낸시 밀퍼드의 『젤다』가 출간된 해였기 때문이다. 『젤다』는 스콧 피츠제럴드가 아내 젤다의 삶을 자신의 예술적 재산으로 여기며, 자신에게 소유권이 있다고 생각했다는 점을 폭로했다는 데 무엇보다 큰 의의가 있다. 젤다는 이름 없는 존재가 되어, 마크 쇼러의 표현대로 돌이킬 수 없는 익명성에 갇힌 채 미쳐갔고 결국 서사 없는 존재가 되었다. 우리는 이름 없이 살아가는 익명..
택스 더 리치 / 요르겐 랜더스, 틸 켈러호프 / 이상북스 전 세계 80억 인구 중에서 자산 상위 10%에 해당하는 8억 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50%에 육박한다. 이에 반해 자산 하위 50% 인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기껏해야 12%밖에 되지 않는다. 부의 사다리에서 더 높은 지점을 살펴보면 극단적 대비가 더 극명해진다. 대략 7700만 명 정도 되는 상위 1% 부유층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거의 17%를 차지한다. 조금만 더 높이 올라가 보자. 순자산 최상위 0.1%에 해당하는 770만 명은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7% 이상을 배출한다. 이는 전 세계 평균의 70배가 되는 양이다. 사다리의 가장 꼭대기에 있는 최상위 0.01%, 즉 77만 명밖에 되지 않는 사람들이 배출하는 ..
자연은 계산하지 않는다 / 로빈 월 키머러 / 다산북스 오므린 손에 담긴 이 반짝거리는 보석들을 바라보면 감사가 절로 나온다. 이런 선물을 받았을 때 본능적인 첫 반응은 감사다. 이 감사는 우리의 식물 연장자들에게 흘러들고 빗속으로, 햇볕 속으로 퍼져 나간다. 쓰디쓴 세상에 도무지 있을 법하지 않은 달콤한 열매가 알알이 박힌 덤불에도 스며든다. 아니시나베 세계관에서 선물로 여기는 것은 열매만이 아니다. 물살이에서 땔나무까지 땅이 내어주는 모든 것이 선물이다. 바구니를 만드는 나뭇가지, 약으로 쓰는 뿌리, 우리의 보금자리가 되고 책을 만드는 종이가 되어주는 나무줄기를 비롯하여 우리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모든 것이 인간을 넘어선 존재들의 생명에서 나온다. 숲에서 직접 수확하든, 상업을 매개로 상점 선반에..
익숙한 건축의 이유 / 전보림 / 블랙피쉬 본디 발코니는 건축물의 내부와 외부 사이에서 건물에 입체적인 표정을 만들 수 있는 중요한 건축적 요소다. 뿐만 아니라 화재 시 피난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대피 공간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 공간이 싹 사라지고 발코니 확장으로 인해 평평한 외벽이 되니 건물의 겉모습이 납작코 얼굴처럼 답답해진 것이다. 그런 밋밋한 외관이 보기 좋지 않다고 느끼는 건 다들 마찬가지인지, 요즘에는 외벽에 칠하는 색상에 강한 대조를 사용한다. 마치 화장할 때 입체 화장을 하는 것처럼 수직으로 라인을 만들어 흰색과 검정색을 나란히 칠하고 가로로도 마치 그 중간의 볼륨을 가진 것처럼 회색을 칠하는 식으로 건물을 입체적으로 보이기 위한 노력을 한다. 그러나 아무리 해도 호박에 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