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t Read Code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말하지 않는 것들 / 매리언 네슬, 케리 트루먼 / 현암사

 

 한 가지 더 주목할 점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전반적인 식품의 가격이 상승하긴 했지만, 그중에서도 과일과 채소의 가격 상승 폭은 평균을 훨씬 뛰어넘었다는 사실입니다. 반면에 울트라 가공식품의 가격은 매우 느리게 상승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저렴해졌어요. 이것이 식습관이 계층에 따라 달라지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부유하고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더 건강하게 먹고 울트라 가공식품을 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딱히 여력이 없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다고 하더라도 건강보다는 가격과 편의성에 기초해서 선택을 내릴 수밖에 없겠죠. 저소득층과 소수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푸드 마케팅에 수십억 달러를 들여도 소용이 없어요. “울트라 가공식품을 피하세요”라고 말하기는 쉬워도 모두가 그런 조언을 따를 수 있는 수단과 능력, 시간이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채소 위주로 먹어라”는 것도 마찬가지로 말이 쉽죠.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으면 애써 과일과 채소를 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채소는 많이 먹어도 든든하게 느껴지지 않는 데다, 쉽게 상하기까지 합니다. 손질하는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비싸 보이고, 실제로 비싸죠. 울트라 가공식품은 엄청난 광고 비용이 뒷받침됩니다. 과일과 채소는 그렇지 않지만요. (p.27-28)

 

 마법적 사고가 아니라면 성인 절반 이상이 건강 보조 식품을 먹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효과가 미미하고, 있다 하더라도 플라시보 이상도 아닌 데다가 어떤 것들은 유해하기까지 한데도 사람들은 건강 보조 식품을 먹습니다. 보충제에 관한 과학적 근거의 부재는 알아보려는 노력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보충제 산업은 제품의 이점을 보여주는 연구에 돈을 대는 것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산업과 독립적인 기관에서 자금을 댄 경우는 거의 그렇지 않죠. 제가 볼 때는 엄격하게 설계된 연구일수록 보충제의 이점이 더 적게 나타납니다. 하지만 과학적 증명이 부족해도 사람들이 이런 제품을 섭취하는 걸 막지는 못해요. 보충제를 열심히 먹는 제가 아는 사람은 “과학이 뭐라고 하든 상관 안 해요.”라고 하더군요.
 사람들이 보충제를 먹으면서 더 나아진 듯한 기분이 드는 건 그럴 수도 있습니다. 더 먹으라는 압박을 주는 오늘날 식품 환경에서 식단에 관한 고민은 피할 수 없어요. 우리는 누구나 사소한 건강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보충제를 먹어서 나아진 기분이 든다면, 시도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요? 그래서 보충제를 먹습니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이건 과학이 아닙니다. (p.75-76)

 

 저는 ‘슈퍼푸드’를 언급할 때면 늘 따옴표를 사용하곤 합니다. 이 용어에는 영양학적인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주로 특정한 과일이나 채소, 혹은 견과류에 항산화 물질이 들었다고 홍보할 때 사용하는 하나의 마케팅 용어입니다. 모든 식물성 식품에는 항산화 물질이 들어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정의에 따르면 모든 식품이 슈퍼푸드인 거죠. 안타깝지만 과학은 항산화 보충제가 주는 이점이 미미하고 어쩌면 해로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식물성 식품은 건강에 좋고 저는 식물성 식품을 크게 지지하지만 다른 견과류보다 호두를 먹는 게 더 낫다거나 다른 과일보다 포도가 특히 몸에 더 좋은지 묻는다면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보충제, 영양 보조 식품, 그리고 ‘슈퍼푸드’는 마케팅의 산물이지 과학이 아닙니다. 과일, 채소, 견과류, 통곡물이 몸에 좋냐는 질문에 대해 물론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많이 먹는 것이 몸에 좋지는 않습니다. 영양학 원칙상 다양하게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게 먹을 때 음식은 건강할 뿐만 아니라 즐거움을 주는 존재가 됩니다. (p.80-81)

 

 부족한 것은 분명 정치적 의지입니다. 우리는 굶주림과 노숙의 문제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거리나 지하철에서 구걸하는 사람들에게 화를 내며 그들의 비참함을 그들의 탓으로 돌린다면 1600년대 영국 빈민법(English Poor Laws)의 시대로 후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빈민법은 빈민들을 경제 체제의 빠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어쩔 수 없는 환경의 희생자로 보지 않는 대신, 어쩔 수 없는 처지인 사람들을 본질적으로 하찮게 보고 가난을 개인의 탓으로 돌렸습니다. 이 법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의지가 있다면 스스로 배우고 충분한 임금을 받는 직업을 얻을 수 있다고 전제합니다. 그리고 지금처럼, 정치인들은 어떤 도움이라도 세금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의존성을 야기할까 두려워했습니다. 볼썽사납게 길거리에서 죽거나 정치적으로 골칫거리가 되는 폭동을 일으키지 않을 만큼의 도움은 주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적으로 품위 있는 삶을 살기에는 턱도 없었지요. 빈민법은 표면적으로는 굶주림의 완화에 목적을 두고 있었지만, 정치적인 의도 역시 있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거리에서 몰아내고 낮은 임금에도 기꺼이 일하게 만들려는 거였죠. (p.88-89)

 

 과잉 생산이 어떻게 식량 낭비의 근본 원인이 되는지 알아보려면, 인구한테 필요한 양의 두 배를 생산하게 만드는 농업 정책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이런 농업 정책들은 유기농 채소 생산이나 재생적인 농업 방식을 장려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되도록 많은 양의 옥수수와 콩을 생산하는 농부에게 혜택을 주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황폐한 토양이나 물이 부족한 땅에서도 작물을 재배하도록 만듭니다.
 환금작물을 과잉 생산하면서 그것들을 원료로 하는 식품의 가격이 너무 낮아져서 서슴없이 버리게 되는 거죠. 과잉 생산은 평범한 슈퍼마켓이나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뷔페 등 어디에나 5만 개 이상의 제품이 있으며, 그런 것들 대부분이 너무 오래 방치되어 부패하기 쉬운 이유를 설명해줍니다.
 지나치게 많은 음식은 우리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만듭니다. 먹거나 버리거나. 다 먹으면 살이 찌겠죠. 비만은 과잉 생산으로 인한 외부적 비용 손실이며 비싼 대가입니다. 버리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낭비되는 음식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은 반려동물이나 가축을 위한 사료 또는 비료를 만들거나 기부하는 것입니다. 아니면 결국 땅에 묻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메탄가스를 만들어 환경을 파괴하고 기후 변화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겁니다. (p.132-133)

 

 산업적 식품 생산의 문제를 제기했을 때 그들이 끊임없이 반복해서 대는 이유를 두고 제가 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거창한 변명’입니다. 2050년까지 전 세계에 90억, 100억이 되는 사람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대의 때문에 농장주들이 동물들을 가두고, 근로자들을 가난하고 위험하게 만들며, 항생제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벌을 중독시켜 ‘곤충의 종말’을 불러오고, 제초제가 유기농 작물을 오염시키게 만들며, 지하의 수자원을 고갈시키고, 물을 마실 수 없는 수준으로 만들고, 멕시코의 걸프만을 너무 심하게 오염시켜서 물고기가 살 수 없게 되는데도 괜찮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식품 생산업자들은 자신들의 하는 일을 이런 식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처럼 비판하는 사람들을 두고 불공평할 뿐만 아니라 농업과 농촌의 현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불평합니다. 맞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 농촌에서 기업형 농업이 끼친 영향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토양이 오염되고, 물은 마실 수 없게 되고, 인구가 줄면서 참담한 결말을 맞이합니다. 상점, 영화관, 학교 등이 문을 닫고 결국에는 병원도 문을 닫습니다. (p.142-143)

 

 미국에서 생산하는 옥수수의 40%를 전부 에탄올을 만드는 것에 투입하고 있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런 기이한 형태는 자동차와 비행기에 사용되는 연료에 수십억 리터의 에탄올을 사용하도록 2007년에 만든 연료 표준법 때문이에요. 이러한 이유로 에탄올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나자 농부들이 훨씬 더 많은 옥수수를 생산하게 하는 강한 동기가 되었습니다. 강수량과 토양이 옥수수를 키우는 데 적합하지 않은 곳에서조차 말이죠. 에탄올 정책은 옥수수를 재배하는 농부들과 에탄올 생산업자를 위한 것이지, 굶주린 사람들을 먹이려는 게 아닙니다. 더 많은 음식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현재보다 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되고 공평하게 분배되는, 더 좋은 음식이 필요한 거죠. (p.145)

 

 자본주의자들은 수요와 공급에 기반한 자유시장 체제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칭찬하죠. 하지만 저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완벽하게 리얼한 것은 아니듯, 우리의 ‘자유’시장도 완벽하게 자유로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농무부가 환금작물 생산을 우선시하며, 특수 작물이라 부르는 건강한 채소와 과일을 희생시키는 예를 들 수 있습니다. 그러는 동시에 건강을 위해 특수 작물을 많이 먹어야 한다고 말하죠. 이런 우리의 정책들은 농업 거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로비스트들이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처럼 사실은 자유롭지 않은 시장의 숨겨진 비용의 실체는 점점 뚜렷해지고 있죠. 그런데도 우리는 이런 농업 방식을 개발도상국들에 밀어붙이기로 한 듯 보입니다. (p.151)

 

 돈의 흐름을 따라가면 현재 시스템과 관련된 기본적인 질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토록 많은 사람이 가난해서 음식을 살 수 없는 이유가 뭘까요? 가난한 사람들 중에 살찌고 만성 질환을 앓는 이들이 많은 이유는요? 신선한 과일과 채소는 울트라 가공식품 같은 정크 푸드에 비해 왜 그렇게 비쌀까요? 젊은 농부들이 감당하기에 땅값이 너무 비싼 거 아닌가요? 농장과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요? 축산업 노동자의 처우는 왜 그 모양인가요? 어떻게 해서 우리 생존에 필수적인 물과 음식이 이윤을 위한 거래용 환금작물로 바뀌었을까요?
 우리는 푸드 시스템의 풍요로움을 누리며 자유시장 이데올로기 또는 신자유주의라 불리는 자본주의적 가치가 세상을 지배하도록 내버려 둡니다. 어떤 결과를 초래하든 상관없어요. 자본주의적 가치는 다음과 같이 쉽게 요약됩니다. 가능한 전부를 상품화한다. 노동력과 생산비용은 줄인다. 이윤을 극대화한다. 이윤을 위협하는 모든 것에는 가혹하고요. 자본주의 푸드 시스템은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 저렴한 식품을 과잉 생산하는데, 그 결과는 참담합니다. (p.153-154)

 

 또 다른 예로, 멕시코에서 볼 수 있는 북미자유무역협정인 나프타(NAFTA)의 영향을 들 수 있습니다. 멕시코는 식품을 자급자족하고 잉여생산물을 수출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협정으로 인해 보조금을 받아 과잉 생산되어 값이 싼 미국의 수입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죠. 결국, 멕시코의 소규모 농장에서 기른 옥수수의 가치는 떨어지고, 농부들은 어쩔 수 없이 땅을 버리고 도시로 이주해야 했습니다. 유서 깊은 전통 식단은 파괴되고, 대부분 가격이 더 저렴하고 광고를 많이 하는 제품들로 대체됐습니다. 그러자 만성 질병이 늘어나는 현상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죠. (p.155-156)

 

 이산화탄소가 높은 조건에서 식물을 기른 연구 결과가 아주 우려스럽습니다. 채소들이 만들어내는 비타민B의 수준이 낮아지고, 콩이 만들어내는 단백질 함유량도 적어졌다고 합니다. 쌀은 둘 다 줄어들었고요. 비타민과 단백질은 식물 스스로 합성하지만, 이산화탄소 수준이 높으면 쌀이 함유하는 아연과 철 같은 무기질의 수준이 낮아지는데요. 이것은 식물이 토양으로부터 충분한 미네랄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p.164)

 

 기술 주도적 푸드 시스템 말이군요. 일단 저한테 떠오르는 건 ‘소일렌트(soylent)’입니다. 대체육을 가리키는 말로, 1973년에 나온 디스토피아 영화 〈소일렌트 그린(Soylent Green)〉에 등장했죠. 이 영화가 예언하는 미래는 끔찍해요. 인구가 억제되지 못하고 환경이 파괴되어 부자들만이 신선하고 깨끗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상황을 그리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소일렌트 그린이라는 과자를 먹고 살 수밖에 없고요. 이건 스포일러인데, 사실 그 과자의 재료는 인간의 신체입니다. 그러니까 소일렌트는 결국 인간인 거죠! 정말 끔찍한 악몽 같은데요. 영화가 극단적이긴 해도 지금 우리가 가는 방향도 비슷합니다. (p.172)

 

 굶주림, 만성질환, 지구온난화 등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이고, 경제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인 해법이 필요하죠. 이런 문제는 사회가 돌아가는 방식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데, 우리한테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치적 의지가 부족합니다. 기술적인 접근은 그 자체로 매우 흥미롭고 잠재적으로 유용하긴 합니다만, 문제의 책임이 있는 식품 기업과 정부, 시민 사회가 지금 당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게 주의를 끌죠. 먼 미래의 유익한 기술 분야에 자원이 집중되고 투자가 이루어지면 당장 탄소를 격리할 수 있는 재생 가능한 농업과 소규모 농업에서는 멀어지게 되는 겁니다. (p.175-176)

 

 사실 이러한 운동이 대부분 금전적 여유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요? 유기농 식품은 비쌉니다. 과일과 채소도 비싸죠. 요리에는 기술과 도구만 필요한 게 아니라 시간적 여유도 있어야 합니다. 모두가 대학에서 식품 연구 프로그램을 공부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이러한 상황에서 더 나은 식품 선택에 대한 논의는 문화나 인종, 성별, 경제적 차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엘리트주의로 비치고, 평범한 일상을 사는 사람들과 거리가 멀게 느껴질 겁니다.
 저는 늘 그런 비난을 듣고 있습니다만,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런 지적들은 분명 논의할 가치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문제를 건드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푸드 시스템이 정말 제대로 발전하려면, 우리는 반드시 투표하고 정치에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참여해서 기업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정당하게 혜택을 받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은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식품 선택이 쉬워지는 식품 환경, 즉 이용이 쉽고, 가격이 저렴하며, 상식적인 식품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p.202-203)

 

 

지속 가능한 건축과 도시 디자인 원리 101 / Huw Heywood / 기문당

 

4. 지속가능한 디자인은 스타일이 아니라 일종의 방법론이다
건물과 도시는 의도적으로 지속가능하도록 만들었을 때만 지속가능하며, 이를 위해서는 설계 초기부터 경제, 사회, 환경 및 기술 문제에 대한 학제 간 통합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건물의 설계가 완료된 이후에 이를 지속가능하도록 변모시키기란 쉽지 않다. 즉 부수적인 기능을 추가하거나 도구를 활용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환경적 가치에 거의 또는 전혀 기여하지 못한다. 이는 ‘비효율적 친환경기술’로서 단지 자화자찬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 건물 자체를 지속가능하게 만들지 않는다면 그렇게 될 가능성은 없다. (p.16)

 

10. 가장 친환경적인 건물은 건설되지 않은 건물일 수 있다
우리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우리의 삶을 건축, 재구성, 공유 혹은 변경할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가장 현명하게 선택하기 위해서는 모든 선택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때로는 새 건물을 건설하지 않는다는 결정이 가장 친환경적인 접근일 수 있다. (p.28)

 

18. 지속가능한 환경은 지속가능한 운송을 필요로 한다
건물은 인간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의 대략 절반을 차지하지만 나머지 절반은 건물 간, 그리고 도시 안팎의 사람과 제품 간의 운송 과정에서 발생한다. 컴팩트한 복합 도시 설계와 연계된 효율적인 대중교통 시스템은 에너지 소비, 오염 및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인다. 훌륭한 계획이란 걷기 및 자전거 타기를 장려하고 한 달에 두 번 재택근무를 하게 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배출 가스를 10% 감소시킬 수 있다.
도시 외곽 개발의 경우 수송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량이 건물 운영으로 발생된 탄소량보다 높을 수 있으므로, 지속가능한 수송 시스템은 필수적이다. (p.44)

 

22. 지구는 모든 건축 자재의 원천이다
지구는 우리가 건물을 건설하는 데 사용하는 재료에 필요한 모든 원자재의 원천이라는 기본적인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그리고, 실제로 이외의 것들까지도 포함한다). 이러한 자원들 중 대부분의 것들이 유한하다. 즉 이러한 자원들은 고갈될 것이다. 이외의 것들은 대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미래 세대를 염두에 두고 지구의 모든 자원을 관리해 나가야 한다. (p.54)

 

40. 수 공간, 습지 및 빗물정원에 물을 모으고 지속가능한 도시 배수 시스템(SUDS)을 사용하라
우리가 사는 도시에서는 주로 포장된 표면을 따라 흘러내린 빗물을 하수도를 통해 흘려보낸다. 그 결과 대수층이라고 알려진 투과성 암반층 내에 자연적으로 지하수가 보충되지 않아 국지적인 가뭄에 대한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빗물을 수로를 통해 직접 배수하는 것도 홍수 위험과 오염 문제를 증가시킨다. 지속가능한 도시 배수 시스템(SUDS; Sustainable Urban Drainage System)은 자연적인 배수를 모방하여 빗물이 땅에 스며들어 안전하게 저장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침투성 지표면을 사용하여 빗물의 침투를 유도하고 빗물을 모을 수 있는 계획을 실행한다. (p.90)

 

44. 재활용은 최후의 수단이다 - 4‘R’(reduce, reuse, recover and recycle)을 기억하라
감소(reduce), 재사용(reuse), 복구(recover) 및 재활용(recycle)―이와 같은 순서대로―이것은 지속가능한 설계 및 시공에서 재료, 물 그리고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일종의 주문(mantra)이다. 재활용은 4개의 ‘R’ 중 한 가지일 뿐이다. 재료와 자원의 재활용은 과잉 소비이거나 자원 수명주기에 대한 고려 부족의 결과이다. 폐기물을 분해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에너지가 필요하므로 다른 ‘R’을 감안하여 재활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p.98)

 

75. 거주 후 평가(POE)를 실행하라
점점 많은 공공 기관과 개인 건축주들이 거주 후 평가(POE; Post Occupancy Evaluation)를 요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건물이 점점 완공되어가면, 많은 기관과 프로젝트에 관련된 설계-시공팀은 해체되고 다음 작업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래서 환경적 측면 또는 거주자 만족도 측면에서 건물이 목표한 바를 달성했는지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속가능한 건물은 여러 단계에 걸쳐 잘 운영되어야 하므로, 준공 후 2년 이상 그 성능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입주 후 건물을 테스트하고 보수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 및 시간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p.164)

 

77. 활동적인 도시는 건강한 도시이다
활발한 도시 생활과 인간 건강의 질 사이에는 연관성이 존재한다. 도심을 중심으로 자동차에 의존하는 현대의 수많은 도시에서 매일매일 안전한 육체적 활동을 보장받기란 쉽지 않다. 도시가 좁고 밀집한 주거/업무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도시는 모든 사회 전반에 걸쳐 주기적인 신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람들은 공공 영역이 매력적이라면 그들의 두 발을 기꺼이 사용할 것이다. 따라서 걷기와 자전거 타기, 운동과 스포츠, 정원 가꾸기, 도시 농업을 위한 디자인을 하라. (p.168)

 

지속가능한 건축을 위한 전략적 원리 6가지
90. 크게 생각하라. 초점은 사람, 장소, 및 지구에 동시에 맞춰져야 한다.
91. 작게 생각하라. 목표는 자원 사용, 폐기물 및 생태적 개발 면적을 줄이는 것이다.
92. 현실적으로 생각하라. 즉, 건물이 소모하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되돌릴 수 있을까? 이것은 에너지 측면에서 ‘넷 포지티브(net positive)’의 결과일 것이다.
93. 건물의 운명에 대해 늘 생각하라. 즉, 건물이 해체될 수 있고, 재활용될 수 있으며,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이외에도 가역성, 교환 가능성, 퇴비화, 이동 가능성, 식용성은 어떠한가?
94. 책임감을 가져라. 생태학적, 사회적, 윤리적, 그리고 미적 책임감을 가져라.
95. 현명하게 대처하라. 항상 기본에서부터 출발하고, 비용 대비 ‘비효율적인 친환경 기술(eco-bling)’의 유혹에 넘어가지 마라. (p.186)